한식(寒食)


상큼한 봄바람이

가슴속 깊은 곳을 뚫고 들어

새벽밥 짓는

아지랑이 꽃으로 피어난다


곤한 잠을 깬 시릿한 바람은

길고 긴 여행길로

눌러 자던 씨앗 깨워

동행을 하고


산과 들 실개천을 흽쓸고 지나는 바람도

묘지마다 머물러

후손들과

땅속 새싹들을 깨운다


새 바람은

찬밥으로 상차림 하여

운명이여! 용기여! 조상께 고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