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에게 편지를 쓰다


들꽃아라 이름 지었으니

발길 닿는 곳이 내 집이다

어두운 밤이면 

찬 이슬 쏟아내는 별들의

체온을 받아 마신다

비바람 천둥소리는

뿌리 속 깊숙이 쟁여져 있다

내뿜는 숨결 따라

작은 몸짓 하나하나가 세상을

깨끗하게 키워낸다

기억하는가 가난했던 어린 시절

내 어머니

잔잔한 치마폭을 울컥 치밀던

가슴앓이 그 시린 상처를

문득 새벽을 깨우는

종소리 여운이 밀려든다

내 안에 지다 피는 그리움

긴 편지를 쓴다

파란하늘 저 끝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