넋두리 20년/진방남
    
    
       (눈보라가 뺨을 치는 대관령 고갯마루
        외로운 나그네가 울고가네 떨고가네
        전봇대 울어울어 고향소식 망막한데
        못잊을 어머님의 주름살이 야속하오)
    
     1. 눈보라가 휘날리어 얼굴을 치는구나
        찬 뺨에 흐르는 물 눈녹임이 아니더다
        이 한밤 외진 산길 몰아치는 바람길에
        헤어진 옷자락이 떠는구나 우는구나
    
     2. 얼어붙은 옛생각에 서글픈 옛생각에
        절절이 사모치는 어리석은 옛일들아
        대관령 고갯넘어 몇천리냐 몇만리냐
        끝없이 돌아돌아 정처없는 나그네냐
    
     3. 울어십년 웃어십년 청춘이 애달프다
        넋두리 이십년에 역사도 한 없구나
        전봇줄 울어울어 고향 소식 망망한데
        못 잊을 어머님의 주름살이 야속하오
    
      (19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