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시은


              



      생목이고 싶다


      팔 뻗어도 거리낌 없고
      소리쳐도 목메이지 않는
      푸르디푸른 피가 솟는 숲에서


      산새 포르릉대는 나래짓에
      눈 멀고 귀 먹어
      생금가슴 키우며 사는
      생목이나 되고 싶다


      다가서는 바람도 친구하고
      걸어가는 구름도 친구하고
      하늘 내리는 곳에
      큰 음성 낮게 소리 내는 산 품에 안겨 사는
      생목으로 살고 싶다.


 


 


 


      이시은 제 4 시집 <우산 아래서 햇살을 꿈꾼다>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