찔레꽃 피는 계절 - 이효녕 詩

 





      
    찔레꽃 피는 계절  
    
    이효녕  
    
    
    창문 두드려 돌아온 계절  
    너의 따뜻한 마음의 문 활짝 열어
    모든 꽃잎이 흩어져 떨어진  
    산비탈 언덕 위에 하얀 찔레꽃 향기 
    너의 가슴에 듬뿍 넣어주고 싶다   
    
    풀잎 사이 튼튼하게 뿌리 뻗은
    팔 없는 팔로 너를 껴안고 맴도는 나비 
    피어나는 꽃의 마음을 아는 사람 
    따가운 가시 잎사귀 사이 감추던 시간마다  
    한 무더기 하얀 별 쏟아 놓고 
    별똥별 밤새 바라보고 나서  
    어린 나뭇가지들에 달린 바람 털며  
    하얀 향기에 눈을 감고 
    아주 오래도록 너와 같이하고 싶다 
    
    창문 활짝 열어 별을 노래하는 동안 
    뾰족한 가시에 찔린 상처 
    밤이면 밤마다 이슬에 젖는 날이 많았다 
     
    오늘은 그 아픔의 상처마다 
    꽃잎 속에 활짝 펼쳐놓고  
    향기를 내어주는 이 시간  
    고요한 향기로 너의 곁을 항상 맴도는  
    한 마리 나비가 되어 어딘가 날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