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보기 드문 마음이 넓은 시어머니 옛날 어느 곳에 아주 성질이 나쁜 며느리가 있었다. 그런데 시어머니는 세상에 보기 드문 마음이 넓은 분이어서 며느리에 대해 잔소리는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자기 며느리는 아주 얌전한 며느리며 지극히 효도하는 며느리라고 만나는 사람마다 칭찬을 했다. 그런데 어느날 여름, 며느리가 빨래에 풀을 먹여 널려고 했다. 시어머니가 하늘을 보니 비가 올 것 같아서 내일 하라고 하였더니 도리어 성을 내면서 오늘은 비가 오기는 커녕 눈이 올지도 모른다고 하면서 시어머니를 쏘아 부쳤다. 시어머니는 공연히 며느리의 화를 내게 했구나 싶어 미안한 듯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며느리는 많은 빨래를 모두 다 널고 두통이 난다고 하면서 안방으로 들어가 누워버렸다. 그런지 얼마되지 않아 검은 구름이 하늘을 덮어 바로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했다. 그래도 며느리는 내다 보지도 않고 잠만 자고 있었다. 시어머니는 며느리를 깨우지 않고 아픈 허리를 두들겨 가면서 빨래를 혼자 걷어들이기 시작했다. 이웃 사람도 보기가 딱해 거들어 주면서 며느리가 있는데 왜 혼자서 이렇게 고생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시어머니는 우리 며느리는 말할 수 없이 지극한 효부로 매일 밤 나의 아픈 허리를 주물러 주느라고 늦게 자기 때문에 낮잠을 조금씩 자지 않으면 몸이 견딜 수가 없어 오늘도 내가 좀 자라고 권했다고 말했다. 노인은 어떻게 해서든 자기 며느리를 보호해서 그 잘못을 감추려고 애썼다. 집에서 잘 못한 것을 드러내지 아니하고 효부라고만 하니 세상 사람들도 그 며느리에 대해서 대단히 좋은 평판을 가졌고. 표본이 될 만한 사람이라고까지 칭찬을 했다. 이러한 말이 며느리 귀에 들어가기 시작하자, 그렇게 악독하던 며느리도 반성의 싹이 보이기 시작해 시어머니 앞에서 결국 눈물을 흘리면서 참회를 했다. 그 후 며느리의 효행은 세상의 평판보다도 더욱 더 깊고 이름난 효부가 되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