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완벽한 이해는, 자신이 이해하고 싶은 바로 그 존재가 되는 순간에 찾아온다.

   남편과 사이가 좋지 않은 아내가 있었다. 남편은 술이 과했고, 가정에 대한 책임감도 약했다. 그러나 이따금 과할 정도로 가족들에게 잘해주기도 했다.

   그녀의 절망을 잘 알고 있는 친구가 권했다. 남편의 전기를 써보라고. 남편을 객관적인 한 사람으로 바라보고 그의 자서전을 써주듯 그의 성장기를 하나씩 연구해보면 그 마음 안에 고인 상처들이 보이지 않겠느냐고. 그 사람을 진심으로 이해하면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거라고.

   고민 끝에 그녀는 남편의 자서전을 쓰기 시작했다. 서투르지만 진심을 담아, 박사학위 논물을 쓰는 사람처럼 때론 냉정할 정도로 남편을 객관적으로 받아들이고 연구를 했다. 남편의 이야기를 써내려가면서 그녀는 비로소 알 수 있었다. 그는 강한 척하지만 실은 외롭고 상처 많은 아이였다는 것을.

   어느 밤 스녀는 술에 취해 들어온 남편을 안아주었다. 그의 외로움을 진심으로 쓰다듬어주었다. 아내의 포옹, 아내의 진심 가득한 눈물은 남편을 움직였다. 그녀도 알게 되었다. 가장 완벽한 이해는, 자신이 이해하려 하는 바로 그 존재가 되는 순간에 이루어진다는 것을.

글출처 : 삶이 내게 무엇을 묻더라도(김미라, 쌤앤파커스) 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