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미

  갈매기 울음만 비듬처럼 흐드득 듣는 해안

 

  바람도 없고

  파도도 일지 않는다

 

  상한 몸뚱이 끝어안고 몸부림치는

  물결만 아프게 부서지는

 

  지중해, 내 마음의 호수

  너를 향한 그리움에 갇혀

  넘쳐도 흐르지 못하는

  불구의 바다.

 

  그 단단한 고요 찾아 나,  여기 섰다

 

  내 피곤한 이마를 잠시 데웠다 떠나는 정오의 햇살처럼

  자욱히 피어올라 한 점 미련 없이 사라지는 물안개처럼

  아무 흔적 없이

  널 보낼 수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