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럽게 눈이 나빠져 안과 진료를 받게 됐습니다.
눈앞에 있는 것을 너무 많이 봐서 눈의 각도를 조절하는 능력이 약해졌다는 진단이 나왔습니다.

의사선생님은 처방전을 써주시면서 맨 아래 칸에, “한 시간에 한 번은 눈을 들어 먼 곳을 보셍. 초록색을 가능하면 많이 보세요”라고 쓰셨습니다.


근시안적으로 눈앞의 것만 보고 사는 모습을 들킨 것 같아 민망했습니다. 하지만 들고만 있어도 참 행복한 처방전이었습니다.

처방전을 받아 들 때면 생각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한동안 암 진단을 받고 고통스러운 치료를 받던 분이 계십니다.
그분이 받아 드는 처방전에는 늘 알아볼 수 없는 단어들이 가득했습니다.


그런데 병세가 조금씩 호전되어 가자 의사 선생님은 처방전 끝에 이렇게 쓰셨다고 합니다.
‘감기 걸리지 말 것, 화내지 말 것.’
처방전을 받아 든 그 사람, 눈물이 핑 돌더랍니다.

 

눈을 들어 초록빛을 자주 볼 것,
화내지 말 것,
자주 웃을 것,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많이 가질 것,

욕심을 줄일 것,
다른 사람을 위해 기도할 것,
사랑할 수 있을 때 사랑할 것,
더불어 행복할 것.

 

신(神)은 오늘도 우리를 향해 이런 처방전을 발행하고 있는 것은 아닐련지요.

 

글 출처 : 위로(김미라 : 샘터) 中에서..

 


배경음악 : Mi Nada Um Ca Tem / Maria de Barr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