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김승동



너는 낯선 우주에 피어난 꽃이다

흔들리지 않는 바람이다



여름밤 먼 불빛으로 흐르는 강 이편에서

하얀 가슴 촉촉히 받아 낸 이야기와

낮 달이 여리게 웃던 날

슾길 좁은 섶에 숨어

떠는 풀잎에 입술을 대던 일

너는 구름 한 잎으로도 덮지 않고 순수 했다



어디로 떠다니느냐

여밀 줄 모르는 가슴으로 언제나 흥건한

진홍빛 꽃잎이 바다를 이루고 반짝이는 눈길이 스치는 소리가

간간이 들린다



너 푸른 꽃망울을 향해

질긴 뿌리를 끊고 내어 달린 들에서

서툰 날개를 단다

처음 탄 뱃전에 물 들어오듯한 두려움과

장단을 잃고 두근대는 무서움에도

기쁨처럼 젖어나는 얼굴을 본다



궂은 하늘은 더욱 넓게 팔을 벌리고

꽃술은 추위에 잠겨 가는데

하늘과 하늘이 포개지는 섬 모퉁이

뜨거운 모래 언덕에서

너를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