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란잎에 궁그는 물방울같이는/복효근


그걸 내 마음이라 부르면 안 되나

토란잎이 간지럽다고 흔들어 대면

궁글궁글 투명한 리듬을 빚어내는 물방울의 둥근 표정

토란잎이 잠자면 그 배꼽 위에

하늘 빛깔로 함께 자고선

토란잎이 물방울을 털어 내기도 전에

먼저 알고 흔적 없어지는 그 자취를

그 마음을 사랑이라 부르면 안 되나




-시집 "그 숲에 당신이 왔습니다" 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