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그리뜨 뒤라스는 에세이집 제목을 <이게 다예요>라고 했다. 사랑을 완전연소 시킨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말이다. 용광로처럼 모든 것을 녹여낸 사랑만이 붙일 수 있는 제목이다. 

 

   삶이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 사람들에게 남는 것은 해보지 못한 일에 대한 아쉬움이라고 한다. 동서고금의 명작들, 우리보다 앞서 산 사람들의 증언이 일치한다. 머뭇거리는 우리에게 도전하는 삶을 살라고, 옷자락에 풀물이 드는 걸 두려워하지 말라고, 더 자주 잔디밭에 앉아보고, 더 많이 길을 떠나고, 더 많이 흙을 묻힘 살라고 권한다.

 

   사랑할 이유가 백 가지라면 머뭇거릴 이유는 천 가지도 넘는다. 거절이 두렵고 상처가 두려워 멈칫거릴 때 마르그리뜨 뒤라스의 에세이집 <이게 다예요>를 펼쳐본다. 젊은 연인에게 "이게 다예요"라고 말하는 노년의 작가처럼 사람 앞에서 "이게 다예요"라고 말할 수 있는 뜨거움을 배우고 싶다.

 

   
   "이게 다예요." 사랑을 완전연소 시킨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말이다. 머뭇거리면서도 생(生)의 용광로를 향해 돌진해본 사람만이 붙일 수 있는 제목이다.

 

 

글 출처 : 삶이 내게 무엇을 묻더라도(김미라, 쌤앤파커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