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 처마의 부드러운 곡선을 보면 편안함을 느끼곤 합니다. 직선보다 곡선이 우리를 편안하게 합니다.

그러나 물질문명에 길든 우리는 시간마저 과거로부터 출발하여 직선으로 현재를 통과한 뒤 미래로 간다고 믿습니다. 

 

과거의 마음도, 미래의 마음도 잡을 수 없다는 불교의 시간관념은 그러나 찰나가 영원으로 이어지는 순환과 원의 개념에 가깝습니다.

 

 

과거완료니 현재진행형이니 하는 복잡한 시제로 우리를 힘들게 하는 영어 속의 시간관념을 떠나 시간이 직선이 아닌 원에 가깝다는 사실을 이해하면 우리는 찰나 속에서 영원을 볼 수 있울 것입니다.

 

과거나 미래는 존재하지 않는 것입니다. 과거나 미래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직선의 개념에 길들어진 무지일 뿐입니다.

 

있는 것은 오직 '지금 여기'이며 끝없이 순환하는 찰나 찰나가 바로 영원입니다.

 

글 출처 : 이 별에 다시 올수 있을까(김재진 산문집, 시와시학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