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박한 상황과 마주할 때가 있다. 인생이 극단적으로 잘 모이는 절박한 상황, 그것을 극복하는 순간이 우리가 성장하는 순간이다.

   잭 니콜슨이 출연했던 영화 <이보다 더 h

  좋을 순 없다>에 무척 흥미로운 장면이 등장한다. 단골 레스토랑의 웨이트리스를 사랑하게 된 멜빈은 그녀와 이웃집 화가, 이렇게 셋이서 여행을 떠나게 된다. 그는 강박증 환자답게 여행길에서 들을 음악들을 상활별로 완벽하게 준비해놓았다.

   완벽한 준비가 있으면 무엇 하나. 그의 강박적 성격이 순간순간 그녀의 화를 돋우는데. 그녀가 결정적으로 화가 난 순간, 그는 비장의 무기, 아니 비장의 음악을 꺼내들었다. 그 카세트테이프의 겉면에는 ‘상황 절박할 대’라고 쓰여 있었다.

   멜빈이 ‘상황 절박할 때’의 음악을 꺼내든 순간처럼 삶을 절박하게 돌아보게 될 대가 있다. 치과병원의 의자에 누울 때, 면접시험장의 문을 열고 들어설 때, 그 사람만은 나를 믿어줄 거라고 믿었던 사람이 등을 돌릴 때, 탄탄했던 삶이 어디선가 무너지는 소리를 낼 때, 더 큰 병원에 가서 정밀검사를 받아보라는 권유를 받았을 때, 절박한 마음으로 삶을 돌아보게 될 것이다.

   사랑이 절박한 상황일 때는 음악 한 곡이 구원이 될 수도 있지만 인생 자체가 절박한 상황이라면 음악으로는 어림도 없다. 누구나 몇 번은 그런 순간과 마주친다. 그 순간을 어떤 방식으로 극복하는지, 그런 그 과정에서 무엇을 배우는지가 우리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다.

   절박한 순간들을 잘 극복하고 났을 때 아마도 우리는 알게 될 것이다. 삶이 어떤 순간에 넓어지고 깊어졌는지를.

글출처 : 삶이 내게 무엇을 붇더라도(김미라, 샘앤파커스) 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