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흐르면 잊혀진다 했습니까? 


누가 세월이 흐르면 잊혀진다 했습니까?
세월이 약이라고도 했지요.
하지만 잊혀지지 않는 영원한 그리움도 있다는것을 전 압니다.


단지 조금 무뎌지기만 했을뿐  다시 그추억이 하나둘 떠오르면
그대로 그시절로 시간을 거슬러 역주행을 해버리는걸요.


아련한 어린 시절 제가 저녁이면 술주정으로  엄마에게 화를
내시거나 밥상머리에서 사소한 이유로 밥상을 뒤집으셨지요.
저녁이 무서웠습니다.그런 아버지가  두려웠습니다.


그시절은 가난한 사람들이 다들 많았고 삶이 고단하다 보니
스스로에게 화가 났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던 아버지가 중학교 입학하고 얼마 안되서 쓰러져서
그때부터는 마음도 좀 여유로워 지셨고 저하고도 낚시도 다니시며
아버지의 따뜻한 마음을 나누어 주시곤 하셨는데.


아버지가 끓여 주시던 붕어 매운탕 고추장만 풀고 파. 풋고추
그런 간단한 재료만 들어 갔는데도 왜 그리 맛이 있던지요.
지금도 그때 그 음식이 그립고 낚시대를 드리우고  가만히 앉아
부녀간에 세월을 낚던 그시절  날이 차가워 지고 이젠 제 나이도
곧 50이 되어 가는데  추억이란 그놈이 요즘 저를 무척이나 괴롭힙니다.


불편한 몸으로 사시다가 67세 내 첫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때
하늘나라로 가신 아버지 무섭다고만 생각하고
아버지 어깨에 무거운 짐은 왜 볼 생각을 안했을까요.


아버지.
살아 생전 고맙다거나 사랑 한다거나 전혀 해본적은 없지만
제가 아버지를 많이 사랑했나 봅니다.
지금도 이렇게 그리운것을 보면요.


아버지 요즘 저 좀 힘들어 하시는거 아시죠 ?
저도 어머니도  아이 아빠도 모두 건강이 좋치 않치만 힘내서 열심히
살아 갈테니 아버지도 춥지만 봉분 아래 낚시 하러 오시는분들 많으시니까
그분들 보며 저와의 추억 잊지 마시고 지켜봐 주세요.


사랑 해요 아버지.


글:시인 원화 허 영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