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잇따른 연예인들의 자살과 관련하여 '죽음과 자살'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유명인의 자살에 동조하여 자신의 자살을 합리화시키려거나, 죽음이 해결책이라는 생각을 쉽게 하게 되는 '베르테르 현상'이 그것입니다.
오죽했으면 자살이라는 극단적 처방을 택했을까 하는 측은한 마음도 생기지만, 이는 온당치 못한 결정이기에 너무나도 가슴이 아픕니다.

 

미물같은 생명체도 소중히 여겨야하는 마당에 인간이 스스로 생명을 끊는다는 것은 일종의 책임회피이며 적극적인 살생이라고까지 말할 수 있습니다. 인간의 몸을 받아 나왔을 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업이 있기에 우리는 여기에 이렇게 숨 쉬고 있는 것입니다. 자신의 업을 가꾸어, 삶을 한층 업그레이드(upgrade)시키고자 우리는 여기에 온 것입니다. 그런데 삶이 힘들거나 버겁다고 해서 쉽게 포기한다면 오히려 다운그레이드(downgrade)가 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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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복하게 살던 어떤 사람이 하루아침에 거지로 나앉게 되었습니다.
이 사람은 어찌나 복이 없는지 동냥을 다니면 밥은커녕 몸둥이찜질을 당하거나 개에게 물리기 일쑤였습니다. 할 수 없이 남의 집 쓰레기 더미를 뒤지며 먹을 것을 찾아야만 했습니다.
 

그렇게 몇 달이 지난 어느 날, 그는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비참하게 살아갈 필요가 없지, 차라리 죽는 것이 백번 낫고말고.’
그는 마을 뒷산으로 올라갔습니다. 밧줄로 올가미를 만들어 목을 매려는 순간 갑자기 허공에서 호통 치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쓰레기 열 포대를 먹을 업을 지은 놈이 어찌 세 포대 밖에 먹지 않고 죽으려 하느냐!” 이 말에 그는 마음을 고쳐먹었답니다. ‘어차피 열 포대를 먹을 운명이라면 빨리 찾아먹자.’ 그날부터 그는 조금도 운명을 탓하지 않고 열심히 쓰레기통을 뒤져 먹을 것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채 한 포대 분을 찾아먹기도 전에 우연히 청년 시절에 의형제를 맺었던 장자를 만나 그의 도움으로 지난날처럼 잘 살게 되었답니다.

 

비록 쓰레기를 뒤져서 먹고 살망정 운명을 탓하지 않고 스스로 자신의 업보를 끊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다보니 좋은 일이 생긴 것입니다. 이는 죽음만이 해결책이라 생각하는 사람에게 희망을 주는 좋은 예가 될 것입니다.

 

모든 것은 자신이 창조하고 자신이 선택하는 것입니다.
자신이 지은 업은 ‘기꺼이 받겠다’는 자세가 나머지 여섯 포대의 업을 녹여버린 것입니다. 아무리 현실이 괴롭더라도 ‘기꺼이 받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참고 견디면 나쁜 업은 더 빨리 소멸되기 마련입니다.


이처럼 과거에 아무리 큰 악업을 지었더라도 참고 견디어 나가다보면 그것은 결국 사라지게 됩니다. 즐거움이 한때인 것처럼 괴로움도 한때이기 때문입니다.

 

글 출처 : 언젠가 이 세상에 없을 당신을 사랑합니다(월호스님 : 마음의 숲) 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