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치 않는 약속, 원치 않는 상황을 거부하기란 생각보다 어렵다. 그러나 인생에 'No'는 필요하다. 'No'라고 말할 수 있어야 삶이 간결하고 평화로워진다.

 

 

   조금만 어려운 일이 생기면 그녀에게 전화를 걸어 한 시간 넘게 하소연을 하는 선배가 있다. 그녀는 급하게 해야 할 일이 있는데도 자신이 전화를 끊으면 선배가 마음 아플까봐 끊지를 못한다. 십 년 가까이 그런 일이 이어졌다. 그녀는 고민 끝에 거절하는 연습을 했다. 

 

 

   마침내 선배에게 그렇게 말했다. 선배는 서운해하며 전화를 끊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의 관계에 큰일이 생기지는 않았다. 진작 그렇게 할 걸, 그녀는 뒤늦게 깨닫는다. 

 

 

   그녀는 요즘 "No"라고 단호하게 말하는 연습도 하고 있다. 마지 "No"라는 단어를 처음 배우는 아이처럼 말이다. 거절해야 할 상황에 거절을 못해서 꼬여버린 일이 너무 많았던 그녀, 문득 생각한다. 거절하지 못하는 것도 상대방을 위한 예의는 아니었다고. "No"라고말해야 할 때 "No"라고 말하는 것이 상대방을 위한 진짜 배려인지도 모른다.

 

 

글 출처 : 삶이 내게 무엇을 묻더라도(김미라 마음 사전, 쌤앤파커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