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끝이 없다’는 건 좋은 일이다. 그러나 “나는 뒤끝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가해자인 경우가 많다.

   신입사원이 실수를 했다. 부장이 신입사원을 사무실 중앙의 테이블로 부르더니 큰 소리로 야단을 친다. 야단치는 내용이 틀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약이 되게 줄 수도 있을 텐데 독이 되도록 주는 것이 안타깝다. 돌아서는 그에게 부장이 한 마디 더 보탠다.

   “나는 직설적이지만 뒤끝은 없어.”

   “나는 뒤끝이 없어!” 이렇게 단호하게 말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가해자들이다. 그들은 화살을 던지고 잊어버리지만 그 화살에 맞은 사람들은 오래 상처받고 아프다. 그 통증이, 그 상처가 생생하게 남아 흉털ㄹ 남긴다. 후유증도 만만치 않다. 스스로 ‘뒤끝 있는 사람’이 되었다는 자괴감까지 덤으로 얻게 되니 말이다.

   누군가에게 조언을 할 때 그 사람의 인격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똑같은 조언도 선물처럼 건네는 사람이 있고 독으로 제조하는 사람이 있다. 딱 1분만 더 생각하면 된다. 지금 내가 주려는 것은 선물 같은 조언일까, 아니면 뒤끝을 길게 남길 뿐일 상처일까를

글출처 : 삶이 내게 무엇을 묻더라도(김미라, 쌤앤파커스) 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