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에서 제 차례를 기다리면서 잠시 잡지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잡지 속의 많은 것들이 언젠가 본 듯 낯익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앞표지를 보니까 벌써 석 달 전에 나온 잡지였습니다.

   잡지를 읽다가 덮으면서 참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이미 읽어서 많은 내용을 알고 있는 이 잡지처럼 세상을 조금 미리 읽을 줄 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면 오해나 판단 착오나 실수 같은 것을 하지 않아도 될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래서 사람들이 운명철학관을 찾는구나, 싶었습니다.


   정반대의 생각도 했습니다.

   ‘이미 알고 있어서 전혀 가슴 설레지 않는 삶을 사는 쪽보다는 막연하고 두렵고 모르는 것투성이인 삶을 사는 쪽이 훨씬 더 좋다. 막연하고 두렵고 모르는 것이 많기 때문에 가슴 설레는 삶을 사는 쪽, 그 길을 택해 가겠다.’

   가슴 설레는 삶, 두근거리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바로 오늘, 지금 이 순간에 신은 내게 또 어떤 선물을 보내고 계실까 하는 설렘을 가슴에 안고, 어설프고 부족한 삶을 불안한 걸음으로 살아가는 것, 바로 그 삶을 사랑합니다.

글출처 : 나를 격려하는 하루(김미라, 나무생각) 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