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있다는 것에 대해 한 스승은 이런 말을 하셨더군요.

   “욕망과 자만, 질투, 시기심 같은 것에 반응하지 않을 때 우리는 홀로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들에 반응을 시작하는 순간 우리는 더 이상 홀로 있지 않습니다.”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홀로 있나요, 아니면 매순간 다가오는 것들에 시시각각 반응하면서 수많은 감정이나 생각들과 함께 있나요.

   ‘감정에 반응하지 않는 사람은 홀로 있어도 외롭지 않다.’

   참으로 새겨들을 만한 말입니다.

   그러나 한편 우리는 아무리 홀로 있으려 해도 혼자 있을 수 없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낱개로 떨어져 있는 것 같지만 존재계의 모든 것은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지천으로 깔려 있는 것 같은 공기만 해도 그렇습니다. 단 몇 분도 산소 없이 살 수 없는 우리는 떼려야 뗄 수 없이 공기와 연결되어 있고, 공기 속의 햇빛, 수분, 열을 통해 주변의 모든 것과 닿아 있습니다.

   최근 토종벌이 멸종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토종벌의 멸종은 곧바로 벌을 통해 생식을 이어가는 온갖 식물의 생존과 연결되는 문제이지요. 숲 속의 꽃 한 송이도 하늘의 별빛이나 봄날의 햇살과 연결되지 않은 것은 없습니다.

   존재계의 모든 것은 그렇게 서로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낱개로 떨어져 있는 것 같지만 모든 것은 서로 밀접하게 영향을 주고받고 있습니다. 꽃 한 송이를 꺾을 때 우리는 우주 속에 피어 있는 하나의 존재를 꺾는 것입니다.

   꽃, 그리고 나무라는 존재.

   한 마리 산양이나 도마뱀의 목숨보다 인간의 생명은 과연 더 고귀한 것일까요?

글출처 : 이 별에 다시 올 수 있을까(김재진 산문집, 시와시학사) 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