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마음이 어둡고 산란할 때엔 가다듬을 줄 알아야 하고, 마음이 긴장되고 딱딱할 때엔 놓아버릴 줄 알아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어두운 마음을 고칠지라도 흔들리는 마음이 다시 병들기 쉽다.’

   예나 지금이나 마음이 문제인 것 같습니다. 모든 것은 마음에 달렸음을 알면서도 우리는 자신의 마음을 잡지 못해 많이 흔들리고 어려움을 겪습니다.

   최근에 모든 것이 마음에 달렸음을 실감케 하는 사람들을 보았습니다.

   남편의 사업 실패로 엄청난 빚을 진 가정이 있었습니다. 보통 그 정도의 빚을 졌다면 부부끼리 말다툼을 벌이다가 마음을 다쳐서 가정이 회복될 수 없을 만큼 파괴되기 쉽습니다. 그러나 그 부부는 속으로 어땠는지 몰라도 겉으론 단 한 번도 큰소리를 내지 않았습니다. 일을 그 지경으로 만든 남편을 그 집의 아내가 탓하는 것도 한 번도 보지 못했습니다.

   부부는 자신들의 집을 매물로 내놓고 조용히 이사를 준비했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아침이면 출근하는 아빠에게 그 집의 세 아이들이 “아빠, 안녕히 다녀오세요!” 하고 인사하는 소리가 명랑한 새소리처럼 동네에 울려 퍼졌습니다.

   도무지 엄청난 빚을 진 집 같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이웃들은 그 집 아내의 건강을 걱정했습니다. 화와 분노를 풀지 못하고 가슴에 쌓아두어 큰 병을 만들고 있을까봐.

   그러나 그녀는 신앙의 힘으로 그 어려움을 잘 이겨내고 있었습니다. 때로 호 ㄴ자 눈물을 지을지도 모르지만 예전과 다름없이 이웃들에게 환하게 웃는 얼굴로 인사하고, 오히려 이웃들에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하는 위로의 말을 건네곤 했습니다.

   마침내 그 부부는 멀리 이사를 갔습니다.

   오래전 텔레비전 드라마로 보았던 <초원의 집>의 부부처럼 가난에 순응하면서, 여전히 봉사하면서, ‘개척자 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돈이 가난하게 만들 수는 있어도 불행하게 만들 수 없다는 것을 그 부부는 보여주었습니다.

   제가 만약 그 입장이었다면 그렇게 견뎌낼 수 있었을까요? 저보다 11살이나 어렸던 그녀. 제 인생의 큰 스승입니다. 마음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가르쳐준 스승.

글출처 : 나를 격려하는 하루(김미라, 나무생각) 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