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이란 인생의 어떤 시기가 아니라, 마음가짐이다.
장밋빛 볼, 붉은 입술, 부드러운 무릎이 아니라
강인한 의지, 풍부한 상상력, 불타오르는 열정을 말한다.

청춘이란 인생의 깊은 샘에서 솟아나는 신선한 정신이다.
청춘이란 두려움을 물리치는 용기,
안이함을 뿌리치는 모험심을 뜻한다.
때로는 스무 살 청년보다 예순 살 노인이 더 청춘일 수 있다.

나이를 더해가는 것만으로 사람은 늙지 않는다.
이상을 잃어버릴 때 비로소 늙는 것이다.
청춘 | 사무엘 올만


   나이를 싹 지워버리고 싶은 사람을 대하면 어떻게 될까? 가령 입사 지원서에 생년월일을 지우고, 주민등록증 역시 생년월일을 지우고, 의료보험증 같은 것에 나이를 다 지워버리면 어떻게 될까? 왜 잘 알지도 못하는 타인에게 나이를 밝혀야 하며, 왜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의 나이가 궁금해 몇 살이냐고 질문하는가? / 그 옛날 영어를 처음 배우던 중학생 시절 알파벳을 익힌 뒤 바로 배우는 것 중 하나가 “하우 올드 아 유?”였다. 연장자를 우대하는 유교적 전통이 영어 학습에까지 영향을 미쳤던 것일까? 상대의 나이를 궁금해 하는 우리와 달리 정작 영어를 쓰는 나라 사람들이 우리에게 “하우 올드 아 유?”라고 질문하는 경우를 나는 본 적이 없다.

   모든 서류에서, 그리고 우리의 그 낡은 습관으로부터 나이를 지워버리고 누군가를 대하면 세상이 좀 더 자연스러워지지 않을까? 보이는 그 모습 그대로, 느껴지는 그 느낌 그대로를 나이로 할 수는 없을까?

   방년 몇 세라고 세지 않고, 따뜻한 나이, 부드러운 나이, 강인한 나이, 열정적인 나이, 안락한 나이, 철없는 나이, 자신 없는 나이, 모든 걸 내려놓는 나이…… 이런 식으로 나이를 센다면 나는, 그리고 또 당신은 어떤 나이일까?

   세월을 속일 수 없다는 말을 자주 하지만 나이가 꼭 세월을 따라 먹는 것은 아니다.

   몸은 스스로의 생각에 정직하게 반응한다고 믿던 한 여인은, 60살 되던 해부터 해마다 자신의 나이를 거꾸로 되돌려서 헤아리기 시작했다. 나이를 먹으면 먹는 만큼 한 해, 한 해 더 젊어지겠다는 발상을 한 것이다. 60세 다음에 61세가 되는 것이 아니라 59세가 되고, 그다음 해엔 58세가 되는 식으로 나이를 거꾸로 먹는다고 생각하면 그 생각대로 몸이 반응해올 것이라고 그녀는 자기 최면을 건 것이다. 스스로의 믿음대로 그녀는 정말 젊음을 유지했다. 언제나 젊어 보이는 그녀를 향해 사람들은 도대체 그렇게 동안(童顔)인 이유가 뭔지 비결을 물어오곤 했다.

   지금 당신의 육체 나이가 몇 세인지를 떠올려보라. 그리고 감성 나이는 몇 세인지도 떠올려보라. 당신의 육체는 더 젊어질 수 있는가? 당신의 감성 또한 조금 더 젊어질 수 있는가?

   화사한 꽃 앞에서도 무심하고, 절절한 사랑의 노래를 들으면서도 시큰둥하기만 하고, 치열한 생존의 현장을 보고도 난 저렇게 못 살아 하며 얼굴 돌리고, 모든 것이 심드렁한 듯 스마트폰만 만지작거리고 있다면 당신의 감성 나이는 아마 늙을 대로 늙어 죽음을 향해 달려가고 있을 것이다.

   진정한 나이는 결코 서류에 찍혀 있는 숫자들로 증명되진 않는다.

   진정한 나이는 생각에 의해 좌우된다. ‘청춘이란 인생의 어떤 시기가 아니라 마음가짐’이라고 사무엘 울만이 지적했듯, 늙었다고 생각하면 늙은 것이고, 젊었다고 생각하면 젊은 것이다. 그러나 설령 스스로 젊었다고 자부한다 해도, 욕심 많고 고집 센 늙은이처럼 영혼을 방치하고 있다면 당신은 벌써 꽤 늙은 것이다.

글출처 : 나의 치유는 너다(김재진, 쌤앤파커스) 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