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안에 있던 꽃을
밖으로 낸다.
향기도 진하면 독이 된다.


   명상을 가르치던 스승이 제자에게 말한다.

   “이 순간이 지나고 난 뒤 일어나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지금이 전부라는 것을 명심하라.”

   지금이 전부라는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어제가 있고, 내일이 있을 것인데 어찌 지금이 전부인가? 하며 그들은 의아하게 바라본다. 과거로부터의 물결이 현재를 지나 미래로 가는 것이 시간의 흐름이며 역사의 발전인데 어찌 지금이 전부란 말이냐는 의구심이 표정에 나타난다.

   과거와 미래를 부정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과거와 미래의 근원이 사실은 ‘지금 이 순간’이라는 사실만은 주장하고 싶은 진실이다.

   지금 이 순간 내가 기억하지 않는 한 과거는 결코 일어나지 않은 시간이다. 과거는 흘러가 버렸고, 미래 또한 지금 이 순간 내가 만들어내지 않는 한 존재하지 않는다. 끝없는 현재만 계속될 뿐 과거와 미래는 사실 우리 머릿속에만 존재하는 상상과 같다.

   가버린 과거에 묶이고, 오지도 않은 미래를 궁리하며 근심하는 동안 우리는 행복할 수 없다. 지금 이 순간에 충만할 수 없는 한 누구도 행복할 수 없다. 과거도 미래도 존재하지 않는 시간인데 존재하지 않는 것에서 어찌 행복을 누릴 수 있겠는가?

   과거도 미래도 의식 속에서만 존재할 뿐 사실은 끝없는 현재만이 계속된다. 내일도 없고 어제도 없다. 어제는 기억 속에만 있고, 미래는 추측이나 상상 속에만 있다.

   지금 이 순간이 행복하지 않은 사람이 결코 미래에 행복할 수 없는 이유는, 미래라는 것이 마치 사이버 공간처럼 상상으로만 존재할 뿐 당면한 현실이 아니기 때문이다.

   향복은 현재의 시간이지 과거나 미래의 시간이 아니다. 따라서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사는 사람만이 행복하게 살 수 있다. 수정할 수 없는 과거 때문에 괴로워하거나,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미래를 미리 당겨서 근심할 필요가 없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과거에 대한 반성과 미래에 대한 계획을 짜는 일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그것들에 너무 묶여 지금 이 순간에 머무를 수 없다면 반성과 계획은 독이 될 뿐이다. 방 안에 있던 꽃을 바깥으로 내어놓는 이유는 그 때문이다. 향기도 너무 진하면 독이 되듯 너무 많은 반성과 너무 많은 궁리는 독이 될 뿐이다.

   ‘오늘은 그냥 이렇게 보내고 내일 행복할 거야’ 하며 세우는 계획은 언제나 또 다른 내일로 미루어질 뿐 행복은 오지 않는다.

   행복하려면 지금 행복해야 한다. 내일은 무수히 많지만 오늘은 언제나 한 번뿐이다. 인생에서 우리는 수많은 하루를 겪지만 하루는 언제나 한 번밖에 없다. 행복하려면 지금 이 순간 행복해야 한다. 행복한 상황이 오면 행복해야지 하고 기다리기보다 지금 당장 스스로 행복한 마음을 만드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글출처 : 나의 치유는 너다(김재진, 쌤앤파커스) 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