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 연서(戀書) / 설화 김영숙 ♣ 난 지금
가을로 젖어있다
너에게 흐르는 이 끈끈한 액체가
노을빛 인연으로
긴여로의 장막을 거두고 얼어붙었던 세상은
낙엽 덮인 한적한 공원의 벤치에서
가을을 주고 받는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사는곳
하루종일 지친 삶에서
가을 향기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별만 바라보고 살아도 좋을 넉넉함으로
달빛처럼 떠난이
그리워 하며

한나절
폭풍처럼 밀려오는
고독한 삶일지라도
잠깐동안 쉬어가는 이세상에서
바람결에 묻어오는
가을연서에 찬찬히
세상은 지금 온통 가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