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이 그리우면 / 정기모 풀숲 우거진 들녘을 지나 밤별들 오롯이 내려앉고 반딧불이 가득 날아오르던 그 먼 고향길을 가슴이 먼저 가네 밀 향기도 보리 향기도 신작로 먼지처럼 아득히 저물고 미루나무 잎들이 파르르 일어서는 새벽 먼 고향을 가슴이 먼저 가네 사과 향기 같던 풋사랑이 그립고 별처럼 반짝이던 여름날이 그리우면 고단한 하루 고이 접어들고 가슴이 먼저 고향으로 가네 고향하고 부르면 눈물 고이고 새벽 안개처럼 그리움 밀려들고 서녘 빛에 붉게 물들던 우물 같던 하늘 그리워 가슴이 먼저 고향으로 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