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은 슬프다


청하 권대욱


오월은 슬프다
혼자 그냥 슬프다
황사 슬그머니 왔다간 날
풋것들 지천이었을
봄의 향연은 움츠리고 하나 없다
척박한 가슴에서 꺼낸
켜켜이 눈 쌓였던 시간을 버려도
백일홍 언제 피워줄 약속 없어
척박한 아스팔트에
혼자서 봄 하나 파종하여
장미꽃 피워낼 날 기다려본다
소복하게 소망 모아 가슴에 담고
들어줄 이 하나 없는
오월을 위한 진혼곡을 불러본다
정말, 하얀 나비는
이 도시의 봄을 알고나 있었을까
정말 이 도시의 봄은
빌딩 숲에서 시작되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