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에는 / 정기모 지난밤 내렸던 빗물 뚝 뚝 떨어지는 물푸레나무 숲으로 들어가 종일토록 남은 빗물 받아 마시며 내 몸 푸르게 물들이고 싶은 유월 느티나무 가지마다 빽빽한 사연이 푸른 햇살을 따라 출렁거리는 오후 밀 익는 냄새가 문득 그립고 마당 끝자락에 앵두가 익는 내 고향이 그립네 지난밤 내린 빗소리 따라 초가지붕이 젖어들었고 내 어린 꿈도 푸르게 젖어들었네 유월의 꿈이 익는, 아니 밀 익는 냄새 그리운 고향이 그립네 싱그럽게 웃어주던 옛사람의 향기가 그립고 훅 덮쳐가던 땀 냄새도 기립네 아득히 넘어오는 유월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