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를 경배하라 /이영혜 “<급구> 주방 이모 구함” 자주 가는 고깃집에서 애타게 이모를 찾고 있다 고모(姑母)는 아니고 반드시 이모(姨母)다 언제부턴가 아줌마가 사라진 자리에 이모가 등장했다 시장에서도, 음식점에서도, 병원에서도 이모가 대세다 단군자손의 모계가 다 한 피로 섞여 외족, 처족이 되었다는 말인지 그러고 보니 두 동생들 집 어린 조카들도 모두 늙수그레한 육아도우미의 꽁무니를 이모 이모하며 따라다닌다 이모(姨母)란 어머니의 여자 형제를 일컫는 말이니 분명 이모는 난데 이모(二母), 이모(異母), 이모(易母)? 그렇다면 신모계사회의 도래가 임박했다는 것인데? “이모, 여기 참이슬 한 병”을 외치는 도시유목민, 저 사내들의 눈빛이 처연하다 왁자지껄, 연기 자욱한 삼겹살집은 언제나 모계씨족사회의 한마당 축제날 젖통 출렁이며 가위를 휘두르고 뛰어다니는 절대 권력의 저 여전사, 싱싱한 사냥감을 토기 가득 담아내올 것 같아 나도 한 번 “이모 여기요”하고 손을 들어본다 바야흐로 여족장의 평화로운 치세가 시작되었다 이모를 경배하라! 강바람 불어 좋은 날 ps...금값이 비싸다던데, 황금 주말입니다. 행복한 주말 보내시고요.. 오월도 마무리 잘하시고... 좋은 이웃으로 계서주심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