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상어를 위한 변명

 

청하 권대욱

 

바다 상어는 외롭다
정말 아프다
생존을 위한 본능
주체하지 못하는 탐욕의 존재
컴컴한 세상의 바닥에서
번득이는 눈빛으로
잠시 평온을 위한 여유를 망각하고
산호초의 평원에서 상실되었던 야성이
포만 겨운 날을 찾았을 뿐이다
여기 배고픈 존재가 갈구한 풍요를 위하여
묽은 피를 뿌렸던 바다에도
생명의 시작과 역동의 날이 머물고
재생을 기약하는 소멸이 있었기에
죽음의 사자가 육신을 부둥켜안아도
황홀한 봄이 찾아온다
외로운 삶 하나는 떳떳하게 울부짖고 있다
아프지 말아야 하는 이 바다에서
그냥 살아온 상어의 절규가
어제도 그랬던 것처럼
태초에서부터 그렇게 들려온다
포효하는 격랑, 약육강식의 질서 속에서
이 바다의 자양분으로 부활하는 날까지
바다 상어는 혼자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