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양도 못 받는데… '법적 자식'과 연 끊는 노인들

기초생활수급권 등 되레 걸림돌
대부분 배우자 외도로 인한 혼외자 "친자식 아니다" 소송 10년새 2배로 유전자 검사 등 절차 까다롭지만 경제적 곤궁 탓에 법적인 결별 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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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모(65)씨는 지난해 35년간 키운 아들을 상대로 친자가 아님을 확인하는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 소송’을 법원에 냈다. 아들이 태어난 이후 친자식이 아니란 사실을 몰랐던 것은 아니다. 실은 결혼 후 오랫동안 아이가 없었던 탓에 30년 넘게 지금의 아들과 부자관계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김씨는 최근 경제적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아내와 이혼했고 아들과도 부자의 인연을 끊기로 했다. 향후 아들의 존재로 기초생활수급을 못 받게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 # 얼마 전 기초생활수급자 신청을 위해 가족관계증명서를 받아 든 박모(82ㆍ여)씨는 서류를 보고 까무러칠 뻔했다. 생전 처음 들은 곽모(52)씨가 아들로 등재돼 있었기 때문이다. 생면부지 ‘법적 자식’의 정체는 바로 50년 전 사망한 남편의 혼외 자식이었다. 남편은 당시 외도로 곽씨를 낳은 뒤 박씨 몰래 출생신고를 했다. 부양 능력이 있는 곽씨의 존재로 수급자 탈락 위기에 놓인 박씨는 결국 소송을 거쳐 올해 6월 곽씨와 남남이 됐다.

경제적 이유로 법적 자식과 관계를 청산하는 ‘황혼’들이 늘고 있다. 기초생활수급이나 유산상속 같은 현실적 문제 앞에 뒤늦게 존재를 알게 되거나 알면서도 품었던 자녀들과 법적인 결별을 선택하는 것이다. 1일 대법원 통계에 따르면 친자 여부를 가려 달라는 ‘친생자관계존부확인의 소’ 접수 규모는 2004년 2,316건에서 지난해 4,685건으로 10년 사이 2배 증가했다. 법조계에서는 이 가운데 친자가 아님을 확인하는 소송 건수가 다수를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법무법인 가족의 엄경천 변호사는 “상담 문의 대부분이 혼외 자식과의 연을 끊으려는 부존재 확인 소송“이라며 “이유는 다양하지만 이혼율이 증가하고 경제사정이 악화하면서 향후 재산분배 등에서 분쟁을 피하기 위한 ‘생계형 파양’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2008년 호주제 폐지 이후 등장한 ‘가족관계증명서’도 친자 확인 소송 증가를 부추긴 요인으로 꼽힌다. 기존 호주제의 호적등본에는 호주인 남성을 기준으로 부모 자녀 배우자 등이 나온다. 때문에 제3의 인물이 고의적으로 미혼 여성의 명의를 도용해 자녀를 등재해도 해당 여성의 호적등본에는 기혼이나 자녀 등재 여부가 표시되지 않았다. 반면 가족관계증명서는 본인을 기준으로 부모 배우자 자녀가 표시돼 이 같은 생면부지 자녀의 존재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게 된 것이다.
◇ 실제 2008년 9월 결혼을 앞뒀던 유모(52ㆍ여)씨는 가족관계증명서 ‘자녀’란에 처음 보는 인물이 딸로 등재된 것을 확인했다. 황당한 사연은 사실혼 관계의 한 커플이 아이를 낳았지만 여성이 법적 남편과 이혼을 하기 전이라 호적에 올릴 수 없는 상황에서 비롯됐다. 이 여성은 아무 관련도 없는 유씨 명의를 도용한 뒤 상대 남성을 아버지로, 유씨를 어머니로 둔갑시켰다. 유씨는 소송 끝에 서류 상 딸을 지울 수 있었고 3,000만원을 손해배상액으로 받았다. <△ 사진:> 지난 2008년 어버이날, 서울 종묘공원에서 한 노인이 홀로 길을 걷고 있는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 법적 자식과의 이별은 절차가 까다롭고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이 든다. 친생자부존재확인 소송에는 유전자 검사 결과 제출이 필수적이어서 알지도 못하는 자식을 직접 찾아가 관련 업체에서 함께 검사를 받아야 한다. 검사 비용도 1인당 15만원이나 된다. 여기에 소송 접수부터 판결 선고까지 통상 4,5개월가량 시간이 걸리고 변호사를 선임할 경우 최소 300만원 이상의 선임료도 부담해야 한다. 법조계 관계자는 “소송을 하지 않으면 경제적으로 곤궁해져 울며 겨자 먹기로 진행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한 순간의 외도가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도 가족에게 이중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100세 시대’의 수명 이야기


최근 UN에서 전 세계 인류의 체질과 평균수명에 대한 조사를 통해 사람의 평생연령을 5단계로 나누어 보고하였습니다. 이 보고에 따르면 0세~17세는 미성년자, 18세~65세는 청년, 66세~79세는 중년, 80세~99세는 노년 그리고 100세 이후는 장수노인이라고 합니다. 2년 전에 청년기를 지나 이제 중년의 초년병이라는 생각에 어깨가 으쓱 올라가는 느낌이 듭니다.

평균수명이 늘어나며 ‘100세 시대’라는 말이 풍미하고 있습니다. 100세 시대와 연관된 수명에 대한 말들로는 ‘평균수명’, ‘기대수명’, ‘건강수명’, ‘희망수명’ 등이 있으며, ‘기대여명’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13년 기대수명은 81.8세로 2000년에 비해 무려 6.7세나 증가했습니다. OECD 회원국들의 기대수명에서 우리나라는 남성이 78.5세로 18위, 여성은 85.1세로 4위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남성 1위는 아이슬란드로 81.6세이고, 여성의 1위는 이웃 일본으로 86.4세입니다.

‘평균수명’은 기대수명과 같은 말로 갓 태어난 출생자가 향후 생존할 것으로 기대되는 생존 연수인 ‘0세 기대여명’을 의미합니다. 기대여명은 특정 연령에 도달한 사람이 몇 년 더 살 수 있는가를 계산한 생존 연수를 일컫는 말입니다. 그 실례로 2013년에 60세가 된 사람의 기대여명은 2013년의 남성과 여성의 평균수명 78.5세와 85.1세에 대비해 남성과 여성이 각각 18.5년과 25.1년이 됩니다.

‘건강수명’이란 말은 단순하게 얼마나 오래 사느냐가 아니라 질병이나 생활 장애 등으로 어려움 없이 건강하게 사는 기간을 의미합니다.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2007년의 평균수명과 건강수명은 각각 79.6세와 71.0세였고, 2013년에는 81.8세와 73세였습니다. 따라서 2007년에는 평균 8.6년 그리고 2013년에는 8.8년을 병치레나 부상 등으로 지낸 것입니다. 이는 수명의 10%가 넘는, 결코 짧은 기간이 아닙니다.

자신이 살고 싶은 수명은 ‘희망수명’이라고 합니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발표한 ‘2015년 국민건강인식조사’에서 희망수명은 평균 84.0세로, 2013년의 기대수명 81.8세보다 2.2년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성별 비교에서는 남성은 85.3세로 평균수명보다 많이 높았으나, 여성은 82.6세로 평균수명보다 오히려 낮게 나타나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기대수명보다 오래 살기를 원하는 데 비해 희망수명까지 건강하게 살기 위해 노력한다고 답한 사람은 50.4%로 절반 수준이었습니다. 희망수명까지 건강하게 살기 위한 노력에 대한 조사에서는 ‘많이 움직이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응답이 22.0%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그 다음으로 건강한 식생활(16.8%), 충분한 휴식(13.1%), 정기적 건강검진(11%) 순이었습니다.

건강한 삶의 지표를 실천해 보고자 한 사람들 중 실패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 이유는 ‘하고자 하는 의지가 약해서’가 36.3%로 가장 높았고, 일상생활이 바빠서(31.6%), 잦은 회식 및 야근 (11.6%)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진정한 인생의 시작이 UN에서 제시한 장년기의 시작인 66세부터라고 하면 너무 무리한 이야기일까요. 축복을 받으며 세상에 태어나 철없던 시절을 거쳐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의 삶이 ‘제1의 인생’이라면 대학 졸업 후 퇴직 때까지는 ‘제2의 인생’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퇴직 후 맞이하는 삶은 바로 ‘제3의 인생’이 됩니다.

어떤 재벌가에서 부친의 건강과 장수를 기원하며 99세까지 88하게 살라는 의미로 회자되고 있는 ‘9988’이 들어간 자동차 번호판을 선물했다는 이야기도 들리고 있습니다. 질병이나 장애로 어려움을 겪으며 오래 사는 것보다 건강하게 살다가 고통 없이 떠나고 싶은 것이 모든 사람들의 공통된 소망입니다. 그렇다면 100세 시대를 맞이하여 평균수명까지 팔팔하게 사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재산을 잃은 것은 조금 잃은 것이며, 명예를 잃은 것은 반을 잃은 것이며, 건강을 잃으면 전부를 잃은 것이다.”라는 말에서처럼 100세 시대의 인생 제3막에서 제일 우선해야 할 일은 건강입니다.

삶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 잘 알고 있기는 하지만, 그것을 실천하는 것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닙니다. 100세 수명을 위한 건강습관이 ‘작심삼일(作心三日)’로 끝나지 않게 하기 위해 자신의 일상을 기록하는 습관을 가져 보는 것은 어떨까요. 건강한 삶을 위한 방법 중 하나로 적응을 잘하는 생물이 살아남는다는 적자생존(適者生存)이란 말을 “적자! 생존을 위해!”라는 의미로 바꾸어 실천할 것을 제안해 봅니다.

지금 우리는 ‘제3의 인생’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100세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한 살이라도 더 젊었을 때 자신의 건강 유지와 함께 배우자와 자녀를 비롯한 주변 사람들과의 화목한 ‘만남’과 ‘배려’에 대한 준비를 서둘러 시작해보세요, 그리고 그동안 살아온 삶에서 얻은 경험과 노하우를 활용해 새로운 일거리를 만드는 ‘제3의 인생’에 대한 준비도 소홀히 하지 마세요. ‘제2의 인생’에서 저질렀던 잘못이나 실수를 만회하는 기회를 염두에 두고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