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선술집벽 낙서 ★


       이쁜 자식도 어릴 때가 좋고 
        마누라도 배꼽 밑이 즐거울 때가 부부 아니냐. 
       형제간도 어릴 때가 좋고 
        벗도 형편이 같을 때가 진정한 벗이 아니더냐. 

       돈만 알아 요망지게 살아도 세월은 가고 
        조금 모자란 듯 살아도 손해볼 것 없는 인생사라 
        속을 줄도 알고 질 줄도 알자. 

       내가 믿고 사는 세상을 살고 싶으면 
        남을 속이지 않으면 되고 
        남이 나를 미워하고 싫어하면 
        나 또한 가까운 사람에게 가슴 아픈 말 한 적이 없나 
        주위를 돌아보며 살아가자. 

       큰 집이 천 간이라도 
        누워 잠 잘때는 여덟 자 뿐이고 
        좋은 밭이 만 평이 되어도 하루 보리쌀 두 되면 
        살아가는데 지장이 없는 세상이니 
        몸에 좋은 안주에 소주 한 잔이고 
        묵은지에 우리네 인생을 노래하세. 

       멀리 있는 친구보다 
        지금 당신 앞에 이야기 들어 줄 수 있는 
        친구가 진정한 벗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