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송이 목련이 봄바람에 지듯이

한송이 목련이 봄바람에 지듯이--박정희


상가(喪家)에는
무거운 침묵 속에
씨롱 씨롱 씨롱 매미 소리만이
가신 님을 그리워하는 듯

 

 

 

팔월의 태양아래
붉게 물들인 백일홍이

마음의 상처를 달래주는 듯
한 송이 흰 목련이

 

 

 

봄바람에 지듯이
아내만 혼자가고

나만 홀로 남았으니
단장의 이 슬픔을

어디다 호소하리.

 

 

 

 

1974년 8월 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