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끼꽃/황은경


숨소리 없이

바람도 빛도 흔들리는

기적 같은 무언의 하모니

습한 가슴 언저리에

고단한 사유를 심는다


포자의 얼굴은 신비롭게

머물다 채워진 곳

세상의 부름 같은 날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눈치도 없이 꽃으로 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