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詩 : 受天 / 김용오 (낭송 : 고은하)


    당신을 잊어야 할 것 같기에
    앞만 보며 뛰고 또 뛰었습니다.
    그러나 뛰면 뛸수록 무지한 당신의
    그림자만 강도이듯 따라오고 있었습니다.

    뛰어 보아도 당신의 가슴
    당신의 그림자 뿐이었습니다.
    아무리 뛰어보아도 당신의 그림자 뿐 이었기에
    더는 뛰지를 않으려 합니다.
    뛰는 것 보다 날 더 뛰게 하는 것은
    당신께서 삼켜버린 가슴이었습니다.

    아무리 뛰어보아도 끝내는 당신의 가슴 안 이기에
    더는 뛰지를 않으려 합니다.

    눈물이 마르면 당신을 잊을 것 같기에
    울고 또 울었습니다.
    허나 당신은 마르지 않은 강물이었습니다.
    아무리 울어보아도 당신은 마르지 않은 강물이기에
    더는 울지 않으려 합니다.

    우는 것 보다 날 더 울리는 것은
    바람의 울음이었고 빗방울의 그리움들이었습니다.

    하여 이제는 당신을 향한 슬픈 노래는 더는
    목놓아 부르지를 않으려 합니다.
    남은 인생 얼마인지는
    난들 어떻게 알겠습니까만

    당신을 사랑하기에 기쁨으로서
    당신을 영원히 가슴에 묻을까 합니다.

    당신을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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