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말 술자리 생존 수칙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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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나친 음주/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송년회 철이 돌아왔다. 직장인들의 달력엔 하나 둘씩 일정이 잡힌다. 한 주에 서너 차례 되는 경우도 있다. 몸은 비상에 걸린다. 우리 몸의 알코올 분해력은 대략 하루에 술 1~2잔 정도. 하루에 3잔 이상 마시면 부담이 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아무리 손사래를 치고, 피하고, 몰래 쏟아부어도 송년회 자리에서 마셔야 하는 술은 서너 잔은 넘는다. 연말 술자리, 어찌할 것인가? 피할 수 없다면 ‘방어 음주’라도 해야 한다. 다사랑 중앙한방병원 심재종 원장과 이장훈 경희의료원 한방1내과 교수로부터 술 ‘잘’ 먹는 법을 들어봤다.

 

1. 주 3회 이상은 피하라

맥주 1병에 든 알코올이 완전히 분해되는 데는 3시간, 소주 1병은 15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간이 기능을 완전히 회복하는 데는 72시간 가량이 필요하다. 술자리는 일주일에 2회가 적당하다.

 

2. 빈속에 마시지 마라

술을 마시기 전에 간단하게라도 식사를 하라. 죽과 같이 부드러운 유동식이 좋다. 음주 전에 인삼차를 먹으면 간 보호에 도움이 된다. 빈 속에 술을 마시면 알코올이 위벽에 직접 닿아 빨리 흡수된다.


3. 물을 많이 마셔라

첫 잔부터 단숨에 마시면 위점막에 가벼운 출혈을 일으킬 수 있다. 술 먹는 사이에 물을 많이 마셔라. 물은 알코올을 희석시켜 주고 포만감을 줘 술을 적게 마시는 데 도움이 된다. 다음날 숙취 해소에도 좋다.

 

4. 폭탄주를 피하라

알코올 도수가 낮은 술부터 시작하면 알코올 흡수를 줄일 수 있다. 폭탄주는 최악. 알코올 농도가 10도 가까이 되어 인체가 가장 잘 흡수하는 14도에 가깝다. 폭탄주 1잔은 소주 반 병을 단숨에 들이켜는 것과 같다.

 

5. 수다를 많이 떨어라

우리가 마시는 술의 10%는 호흡을 통해 배출된다. 사람들과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라. 노래방에 가면 마이크를 자주 잡고, 다른 사람이 노래 부를 때도 열심히 따라 불러라.

 

6. 좋은 안주를 먹어라

간 대사 기능에 도움이 되는 고단백, 알코올 흡수를 늦추는 우유·치즈, 해독 작용을 하는 오이가 좋다. 소주엔 과일과 오이·연근 등 채소류, 국물, 두부류 등이 좋다. 맥주는 두부나 과일과 잘 맞는다.

 

오징어와 땅콩은 아니다. 양주엔 물이 최고다. 우유나 두부 같은 고단백 저칼로리 음식도 좋다. 알칼리성인 와인은 육류나 치즈 같은 산성식품이, 청주에는 뭇국이 잘 어울린다. 짜고 매운 안주는 간에 자극을 준다.

 

7. 술에 담배는 자폭행위

담배는 알코올 흡수를 촉진한다. 담배 연기에는 2~6%의 일산화탄소가 있는데 술을 마시며 담배까지 피우면 우리 몸은 연탄가스를 마시는 것에 가까운 충격을 받는다.

 

8. 참지 말고 토하라

알코올을 몸 밖으로 배출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구토다. 구토할 것 같은 느낌이 들면 참지 말라. 하지만, 여러 번 하는 것은 위벽과 식도에 손상을 주기 때문에 좋지 않다.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 구토를 하면 기도가 막혀 위험할 수도 있다.

 

 

글 권복기 기자 bokkie@hani.co.kr,

사진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 효과적인 속풀이법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가벼운 운동 등을 해서 땀을 내는 게 좋다. 잠을 자거나 휴식을 취하면 숙취는 더욱 빨리 풀린다.

 

■ 숙취 해소에 좋은 음식

물이 최고다. 머리맡에 두고 자다 먹는 물인 자리끼는 술꾼에게 감로수 같은 존재다. 물은 몸 안의 알코올을 희석시켜 숙취 해소에 크게 도움을 준다. 꿀물도 좋다. 알칼리인 우유는 위 속에 남아 있는 알코올을 중화시키는 데 효과가 있다.

 

속풀이 국의 대표인 콩나물국과 북엇국은 알려진 대로 숙취 해소에 좋다. 콩나물에 든 아스파라긴은 간에서 알코올을 분해하는 효소의 생성을 돕고, 북어는 간을 보호해주는 아미노산이 많다. 콩나물과 무가 듬뿍 든 선짓국이나 타우린과 베타인 등 간장 보호 성분이 든 조갯국도 좋다.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굴은 과음으로 깨진 영양의 균형을 바로잡는 데 도움을 주며 산미나리, 무, 오이, 시금치, 연근, 칡, 솔잎, 인삼 등으로 만든 즙은 간장과 몸에 활력을 준다. 오이즙은 특히 소주 숙취에 좋다. 주스나 과일도 도움이 된다.

 

■ 술 마신 다음날 먹는 차

차에는 이뇨작용이 있어 소변량을 늘려 몸 안의 알코올이 배출되는 데 도움을 준다.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되는 성분을 지닌 차들도 많다. 감나무잎차는 타닌 성분이 위점막을 수축시켜 위장을 보호하고 숙취를 덜어준다.

 

녹차에 든 폴리페놀은 숙취의 원인이 되는 아세트알데히드를 분해하는 작용을 한다. 또 칡즙이나 칡차, 구기자차, 인삼차, 유자차, 생강차 등도 술독을 풀어주는 데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