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사진은 일 만 원권 지폐의 구권(위)과 신권(아래),
두 번째 사진은 5000원권 지폐의 구권(위)과 신권(아래),
세 번째 사진은 1000원권 지폐의 구권(위)과 신권(아래).



요즘 24년 만에 바뀐 새로운 지폐를 두고 논란이 많다.
지폐에 그려진 그림의 이름과 문화재의 적합성 여부,
일련번호의 영문표기등이 주요 관심사가 되고 있다.

하지만 예리한 사람이라면 이미 눈치를 채겠지만
지폐 정면을 장식하고 있는 선조들의 모습도 약간 바뀌었다.
의료계 용어를 인용하자면 약간의 미용성형수술(?)을 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박상훈성형외과 박상훈 원장은
"예전에는 5천원권에 그려진 율곡 이이의 모습을 보고
울음을 터트리는 아이가 있을 정도로 선조의 모습이 딱딱했지만
이번에 나온 새 지폐는 마치 성형수술을 한 것처럼
이미지가 크게 부드러워졌다"고 분석했다.



성형외과 원장들이 분석하는 신권 속 선조의 달라진 이미지를 살펴본다.

◇ 1천원권 퇴계 이황 선생은 "인색함에서 인자함으로"
1천원권의 퇴계 이황 선생은 예전 보다 동안이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구권의 초상화에서는 유난히 앙상한 볼과 긴 얼굴이 특징이었다.
하지만 신권에서는 콧대를 두껍게 수정해 전체적으로 코의 길이가 짧아 보이도록 했다.
상대적으로 인중도 이전보다 길어 보인다.

도드라져 보였던 광대뼈도 낮춰 얼굴 윤곽이 한층 부드러워졌다.
전체적으로 코가 짧아지고 양 볼에 볼륨감이 생겨
길쭉해 보였던 얼굴이 작아 보이고 이미지도 부드럽게 바뀌었다.

또한 눈매를 더욱 또렷하게 함으로써
구권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대(大)학자의 강직한 카리스마가 느껴진다는 분석이다.

박상훈 원장은
"도드라진 광대뼈를 줄이고 양볼에 볼륨감을 더해줌으로써
한층 부드러운 이미지를 주고,
실제 나이보다 어려 보이는 동안의 이미지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 5천원권 율곡 이이 선생은 "깐깐함에서 부드러움으로"

5천원권의 율곡 이이 선생.
율곡 선생은 다른 선조들보다 눈에 띄게 확 달라졌다.
예전의 날카롭게 보이던 눈매는 쌍꺼풀을 만들어 또렷하고 시원해 보인다.
눈이커지자 상대적으로 미간의 길이도 예전보다 좁아졌다.
콧대는 이전보다 훨씬 오똑해지고 코끝도 도톰하고 분명해졌다.

하지만 신권속의 이이는 눈 밑도 쳐지고 팔자주름 또한 깊어져
이전보다 나이가들어 보인다는 평을 얻고 있다.
이는 무조건 젊은 미남형으로 만들기 보다
조금은 나이 들어 보이게 해 이전의 날카로운 이미지를
완화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는 분석도 있다.

압구정서울성형외과 이민구 원장은
"갈매기 모양으로 치켜 올라가 있던 눈썹을 일자로 두껍게 바꾸어
인자하고 굳건하게 보이도록 했다"면서
"전반적으로 신권의 이이는 부드러움과 카리스마를 겸비한
현대판 CEO의 이미지를 연상시킨다"고 평했다.



◇ 1만원권 세종대왕은 "근엄함보다 친근함을 강조"

1만원권에 들어있는 세종대왕은 건강미가 돋보인다.
넓적한 볼과 턱은 갸름하게바뀌었고
불분명한 쌍꺼풀과 가늘고 긴 눈도 분명하고 시원한 눈으로 바뀌었다.
약간은 퍼져 보이던 콧대를 높게 잡아줌으로써
예전보다 코가 오뚝해 보인다.

근엄하고 무거워 보이던 인상이
건강하면서도 젊어 보이는 이미지로 바뀌었다.

전반적으로 신권에서 세종대왕은
눈이 커지고 코끝이 분명하고 오뚝해짐으로
보수적인 학자의 분위기에서 진보적인 성향을 띤
유연한 사고를 가진 왕의 이미지로 바뀌었다.

이민구원장은 "신권의 이이와 세종대왕의 얼굴처럼
일반사람들도 눈과 코성형만으로도 전체적인 이미지가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 선조들의 중년 모습이 담겼다면 어땠을까?

중국의 10원짜리 지폐에는 마오쩌둥의 중년 모습이 담겨있다.
영국의 20파운드 지폐의 마이클 패러데이의 모습도 비교적 젊다.
하지만 우리 지폐 속의 선조들은 지폐가 처음 발행된 이래로
약간의 변화는 있지만 노년의 모습 그대로다.

때문에 많은 성형 전문가들은 이번에 새롭게 바뀐 신권에
선조들의 중년 모습이담겼다면 더욱 좋았을 것이라는 지적을 하기도 했다.
한편으로 어색한 느낌도 있었겠지만 기왕에 바꾸는 것인 만큼
과감하게 젊은 시절을 추정해보면
오히려 친숙하고 편안한 느낌을 주었을지도 모른다는 게 이들의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