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의 여유

 

망초 지천으로 핀

들 언덕. 낮 달맞이꽃

이슬에 눈을 뜬 새벽

고운 세상 펼친다

 

작은 토란잎

청정함 속에서

하루가 다르게 넓어진 마음

물기를 모아. 곤충을 부른다

 

당귀 꽃이 하얗게

텃밭을 밝힐 때

저 산 넘어. 새 울음

들을 깨운다

 

단감나무 아래

평상에 앉아. 막걸리 한 잔 여유

햇볕 잠시 물러나. 솔바람 불 때

배고픈 까치. 가까이 다가오는데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부추 전을 입에 물고

줄행랑치는 뒷모습에

보이지 않을 때까지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