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진

 

"강가푸르나"

 

둥근 달이 떴습니다.  거기서나 어디서나

둥근 달은 부신 달이라

푸르르 날아가는 빛새들이 정정하게 날 세우고 있는

산들을 불러

산은 산에게, 또 그 산은 저 산에게

거울 속에 비치듯 서로를 되비추는 울림의 연못이 눈부셨지요.

마음을 다 주고도 발등 한번 쓸어안지 못한 만년의 그 눈

만년 동안 머리에 이고 있는 은빛 그 달들 내려놓지 못해

산들은 허공 가득 푸르르 날아가는 빛새들을 키웁니다.

 

* 강가푸르나는 만년설 덮인 히말라야의 산군

 

" 못 "

 

당신이 내 안에 못 하나 박고 간 뒤

오랫동안 그 못 뺄 수 없었습니다.

덧나는 상처가 두려워서가 아니라

아무것도 당신이 남겨놓지 않았기에

말 없는 못 하나도 소중해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