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

홍연희

나는 마치
아카시아 꽃처럼
앙다문 입술 열지 못하고
서늘한 바람을 지나 보내오

지난밤 내린
옅은 서리마저도
고문 같던 시간
수북한 진달래 도도해질 때도
숙인 고개 들지 못하고
빈 곳간과
이밥 그리는.이제
젊은 처자의 눈시울 같은
그리움만 머금은
사월에 피는
목련이여

하마터면 춘심을 놓칠 뻔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