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쓰는 연서/詩庭박 태훈



선선한 바람이 마음을 달래줍니다
한여름의 무더위에 지치고 놀란 마음을
가을 바람이 다둑이며 달래 줍니다


가을이 어느새 문틈으로 스며들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가을의 맛에 멋에
어느새 가을 색에 물드려져버립니다
가을의 그리움으로


지나간 세월들을 하나 둘씩 추스려보는 마음
가을의 정서에 흠뻑 빠져 펜을 들어 봅니다
마음속으로만 평생 간직했던 사랑 이야기를
단풍잎 그려진 편지지위에 한줄 쓰다가
잠시 추억에 잠겨 봅니다


참 아름답던 그 사람
참 마음씨 고왔던 그 사람

뜰에 있는 나무위에서 가을을 노래하는 풀벌레 소리
섬돌 밑에서 들려오는 귀뚜라미의 이중창
이 가을을 온통 물들인 단풍나무 숲
가을의 모든 이야기를 편지지위에 곱게 써내려가
당신께 띄웁니다
이 가을에 유난히도 당신이 보고싶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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