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내마을/장광웅

 

산들은 길 따라 이어지고

길은 산을 돌아 숨는다

하루를 삶터로 나오면

바람 스치는 길가 코스모스

여유로움을 찾아 이슬 같은 웃음으로

나를 바라보며 길을 따라가고 싶다

차 속에는 나의 시간이 타고 있다

시간은 차에 몸를 맡긴 채 달린다

차가 멈추면  시간이 내리고

나는 그림자처럼 좇아 내린다

나의 시간은 지는 해를 좇다가

길을 걷다가 종점이라는 것이

내 등을 밀어 낸다

바람에 흔들리는 마른 잎새에도

구름가린 먼 산에도

그리움이 피어오른다

작은 나무들도 작은 돌멩이도

외롭게 살고 있지 않은가

걸어온길 뒤 돌아보며

미움도 그리움도 하늘도 불어버리고

고요한 저녁 창문가

촛불이 어둠을 밝히고

은은한 종소리는 하루의 평안을 가저온다

별들이 총총한 밤하늘

은하의 꿈이 깊어만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