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랭이 꽃 / 성현

 

고운 님 고운 발소리 가슴 울리던 날

내화원 한켠에 패랭이꽃이 피었습니다

 

고운손길 하얀 숨결 여린 꽃잎에 다가올 때

맑고 푸른 꽃대는 꽃잎을 치켜 받치고.

 

뛰는 심장소리 긴 파장 파도가 되어

하얀  꽃잎에 붉게 동김원으로 새겨지던 날.

그 전율 차고 넘쳐 숨이 멎을 것 같았습니다

 

비바람 거세던 날 님 발소리 멀어지고

채 못핀 파랭이꽃 땅속깊이 뿌리를 감춥니다

붉은 꽃잎 고개 숙인 채 빗방울만 떨굽니다

 

내 화원 한켠에 패랭이 꽃 바라보며

어제도 오늘도 두근거리는 마음은

고운님 고운 발소리 손 모아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