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질녘/이미애

포근한 품속
그리워지는 해질녘
지평선 끝자락
빛은 희미하게 사위어간다

길가의 들꽃 틈에
피어오르는 얼굴 하나
어둠 가르며 다가온다

내 안의 향기 쉼 없이 살아나고
내 밖의 누구 목소리인 듯
풀벌레 목청 돋우네

이대로
이 들길 한없이 걷고 또 걸어서
그대 좋아하는 향기 나는 꽃으로
서 있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