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6.08 19:39
잠시 시간을 책갈피에 끼워두다
시현
어머님 보내드리고
스산한 바람 귓볼에 묻어
세월이 빛 바라기하는 오후.
잠시 시간을 책갈피에 끼워두다.
어머님 까만 두 눈동자,
보타버린 가슴에 갇혀
하늘이 우리를 부를때까지 방황하는
중독된 일용할 양식은
사랑의 종말을 위한 前奏曲이지
울어볼까
웃어볼까
흘러가는 첼로c현에 용서를 구하다.
천사의 소리를 듣다.
강이 흐른다.
산그늘 드리우고 강물이 흐른다.
꺽지, 피래미, 모래무지, 메기
퍼득이며 부끄러운 허리 드러내는데
익어버린 오월의 늦은 봄날
산기슭을 힘겹게
갯내음 풍기는 혈관속으로
무궁화 열차 달린다.
가파른 고갯길을 어머님 넘어 가신다.
텃밭에 가꾸시던 아욱이랑 상추랑
호미에 묻은 흙이랑 털털 털어내시고
긴 봄날 상큼한 미나리 향내 내려 놓으시고
수틀 속에서 목단 꽃은 피었다 지는데
강건너 저편에 물안개가 피어 오르는데
언제고 그 자리에 서있을 당신
당신의 자존심 마른 안개 꽃 한 아름 품어
머리맡에 걸어둡니다.
서로의 자리에 이제는 그림자로 따라나서
아름다운 봄날 서성이는 곳.
아름다울 봄날 서성이는 곳.
2016.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