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4.03 09:18
잔뜩 흐린 하늘에서
시원한 빗줄기가 쏟아집니다.
봄은 이렇게
우리들의 가슴을 적시고
대지엔 파란 기다림이
쏘옥 쏙 자라납니다.
지난 겨울이
차라리 지루하게 느껴지는 것은
밤새도록 내리는
차갑지만 정겨운
빗줄기 때문인가 봅니다.
무언가를 기다린다는 것은
쉬엄없이 이어지는
희망의 연속이 아닌가 십습니다.
우린 이렇게 살며
기다리며 또,
기다리며 늙어 갑니다.
늙어 가면서 완성되는 것이지요.
나이를 들어가고
늙어가고
삶의 지혜를 배우고
그리고 버리고 또 버리고...
되돌이표로 자꾸 반복되는
지루할 것만 같은
영속성 앞에
차라리 경건해지고 싶은
아침입니다.
우리 모두 행복한
또다른 하루의 아침을 위해
사랑하며 살아볼 일입니다.
무엇이 고마운 것인지
무엇이 감사한 것인지
잘모른다 할지라도
그저 고맙고 감사할 일입니다.
우리의 삶은 아름다운 것입니다.
어둠이 어디에 있는지
알지못하겠거든
아픔이 왜 있는지
알지못하겠거든
화낼 일이 자꾸 생겨나거든
물끄러미
물끄러미
자신을 내려 놓으싶시요.
버리면 포기하면
안될 것 같고
답답하고 슬플 것같은 일도
버리고 비우면
가벼워집니다.
후련해 집니다.
그리고 모자라면 또 채우십시요.
오작교 곳간에 모이신
우리님들의 고운 목소리를 들으며
아름다운 마음들을 떠올리며
빗줄기 소리를 듣고 있습니다.
나는 그저
오늘 하루가 감사할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