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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노트 / 문정희

오작교 13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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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2007.10.28. 21:50


내 진실로 슬품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슬픔으로 가는 저녁 들길에 섰다.
낯선 새 한마리 길 끝으로 사라지고
길가에 핀 풀꽃들이 바람에 흔들리는데
내 진실로 슬픔을 어루만지는 사람으로
지는 저녁해를 바라보며 슬픔으로 걸어가는 들길을 걸었다.

기다려도 오지않을 사람을 기다리는 사람하나
슬픔을 앞세우고 내 앞을 지나가고
어디선가 갈나무 지는 잎새 하나
슬픔을 버리고 나 를 따른다.

내 진실로 슬픔으로 가는 길을 걷는 사람으로
끝없이 걸어가다 뒤돌아 보면
인생을 내려놓고 사람들이 저녁놀에 파묻히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 하나 만나기 위해
나는 다시 슬픔으로 가는 저녁 들길에 섰다.

언제부터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정호승)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가을이 깊어갈수록
속으로 울컥거리며 치밀어 오르는것들을
꾸욱 눌러 내릴때가 많지요...

한잎한잎 떨어지는 나뭇잎이
내살이 떨어져 나가듯
그아픔으로 다가가 본답니다...

아픔..고독...고통...
그리움...
이세상 이별하는날에는
다 던져버리고 훌훌 털어 버리고
날아가 보렵니다...

오작교님..
4계절 중에 가을 빼 버릴까요 ??
우찌 이리 아프기만 한지....
오작교 글쓴이 2007.10.28. 22:01
영상을 올려 놓고 잠깐 딴전을 피운 사이에 다녀가셨네요?
영상의 변(辯)을 남기지도 않은 사이에......

그래도 남은 세 개의 계절이 있으니
다행이라고 해야지요.
아픔은 똘똘 뭉쳐서 가을에만 앓으면 될 터이니

가을이 깊어집니다.
오늘 야외에 나가보았더니 부쩍 깊어진 가을을 느꼈습니다.
그런데 아쉬운 것은 그 가을들이 곱지 않게 물이 들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깊어지는 가을.
곱게 채색이 된 추억만 남기시기를 바랍니다.
Ador 2007.10.29. 12:18
오작교님 가을을 내려 놓으셨군요~
제인님이 홀로 가을목욕을 하시고....
훼방 놓을까봐 살짝, 엿보다 갑니다~ㅎㅎㅎㅎ
오작교 글쓴이 2007.10.29. 13:06
예. Ador님.
또 10월이 떠날 채비를 합니다.
가을은 유달리 떠남이 아쉽기만 한 계절인가 봅니다.
우먼 2007.10.29. 21:07
콘크리트 계단 위로 낙엽이 앉았습니다.
얼마나 차가웠으면 그 사랑 물들이지 못하고
이 가을을 맞이 했을까요.

가을 노트에 떠남보다 만남이란 주제로
깨알같은 사연들을 때론 붉게, 노랗게
물들이고 싶어집니다.
버림도 곧 채움을 약속합니다.
이 가을, 유독 가을을 타시는 오작교님 앞에
곱디 고운 단풍잎 하나 내려 놓습니다.

엊그제, 남해 보리암에 다녀 왔습니다.
평소 해보고 싶었던 백팔 배를 하고 왔습니다.
불교를 가진 건 아니지만 백팔배를 하면서 느껴 보고 싶은 것이
있었는지....지송스님이 생각 났습니다.
지금도 어느 산중에서 깊은 공부에 전념 하고 계시겠지요.
혹 연락 되시거든 안부 여쭈어 주십시요.

우먼^(^..
오작교 글쓴이 2007.10.29. 22:27
우먼님.
이 공간에 오랜만에 나들이를 하셨네요?

맞습니다.
비움은 곧 채움과 같음이니
"공즉시색, 색즉시공(空卽是色, 色卽是空)"이 되는 것인가요?
주신 곱디 고운 단풍잎도 그럴라치면 무(無)와 같음일련지요.
얼마 전 어느 불교단체에서 무소유(無所有)를 강변하면서
현 불교의 허트름을 꾸짖는 법정스님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지송스님.
도깨비같은 분이지요.
전기도 없는 어느 암자를 차지하고 있다는 연락만 받았습니다.
어느날 진짜 도깨비처럼 '짠"하고 나타날 것으로 압니다.
라인 2007.11.01. 19:21
안녕들 하신지요...
오랜만에 또 들렀습니다.
이런 좋은 작품 볼수 잇을려고 오작교님 홈에서
절 손짓 하셧나 봐요...^^
음악...글..참 좋군요.
나도 글재주가 있담 좀 올리고 싶은데...보시다시피..^^;;

아....!
또 어김없이 가을이 찾아 왓군요.
또 어김없이 나의 고질병 또한... 후후...
이 쓸쓸함이 때론..위안도 되고...
때론...콧등이 시큰거려옴을 느끼게도 하고..

그냥... 오작교님 홈에 들러서 좋은글...
좋은 음악...감상이나 하고 가렵니다.
음악이 너무 좋아서 듣고 또 듣고 갑니다. ^^
오작교 글쓴이 2007.10.30. 07:23
그러게요. 라인님.
오랜만에 님의 흔적을 만나는군요.
이렇게 잊지 않으시고 찾아 주셔서 고마워요.

가을은 언제나 오고 또 가지만 하나 하나의 가을들이
소중하게 느끼어 지는 것은 나이가 들어감이겠지요.
그냥 소비해버린 가을들이 이토록 아쉽고 그립기만 한것도요.
흔적을 남겨주시는 그 따뜻한 마음에 감사를 드립니다.
cosmos 2007.10.30. 11:31
사랑한다는 것은
조용히 물이 드는 것...

요란스런 요즈음 젊은이들의
인스턴트식 사랑이 갑자기 스쳐가네요.

그들은 그 의미를 알까요?
조용히 물이 들어 가는것에 대하여...

아름다운 영상과 음악...
가을색이 너무너무 짙어
살짜기 소름이 돋아나는것 같습니다
너무 멋지네요 오작교님...^^


오작교 글쓴이 2007.10.30. 14:02
어느 가수의 말처럼
'사랑'이라는 말이 이상하게 변색이 되어 버린 요즈음입니다.
그 흔하디 흔한 단어가 그래도 우리에겐 최고로 아름답게
들리는 것은 고루한 탓일까요?

cosmos님.
그곳의 가을은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요.
오작교 글쓴이 2007.11.02. 17:39
빠삐용님.
영상을 만들 때 만드시는 분들의 취향에 따라서
배경음악을 한번만 실행을 시키거나 아님 계속 되풀이 되게끔
하거나 합니다.
저는 음악이 끝난 후의 여백을 생각해서 음악을 한번만 실행이 되도록
제작을 하고 있습니다.
패랭낭자 2007.11.02. 18:59
10월은..
잠깐 뒤 볼 사이도 없이 훌--쩍 떠나고 말았습니다
행사다망하여 뒤만 쫒다가 꼬리도 만져보지못하고 그---만.....

초딩 산행모임있어 고향에 다녀왔지요
매년 만나서 정기산행으로..
고향의 얕으막하며 쉽게 오를 수 있는 어린 날에 꿈들이 엉글었던 보납산에 오른답니다
그 날은 매 해마다 같은 장소에 초점이 맞추어있는지라 지루함도 있고 꾀가나는지라.. ㅍㅍ
짧은 여유시간 만큼 취하였다가 제자리 합류코자 붕---
옆 길로 새서는 몇 몇 친들과 가을 빛 고운 남이섬으로 발 길을 틀었지여!
배를 타고 남이섬엘 들어가니 어쩜 그리도 곱고 아름다울 수 있을찌..
감동~~~
감동의 연속 드라마였어여
입 밖으로 터져나오는 탄성의 목소리들..
우와``
어쩜어쩜``
미쵸미쵸~~
어떠케 해``나 영원히 살고싶단 말들``
누구 작품이야 이 모든 아름다움들이``등등의 표현할 수 없는 안길듯 푼 마음들의 시어들~~.
감탄의 소리들이 하늘로 날아 올랐다가 떨어질 줄 모르고 이어지고~~
고개를 돌려 눈에 보이는 모든 곳,곳들이 경이로움의 빛나는 물결들로 출렁입니다
사방이 몽땅 테--마쎄트장이였어여!
아주 짧은 시간에 황홀한 아름다움에 넋을 빼앗기고 미련만 가슴 가득히 앉고 발을 돌려야했지요 ㅠ,ㅠ
내일 모레 다시 오자며 고리들을 걸고 배에 몸을 싣고 아쉬움만 남긴체 발 길을..
그런데..
일 주일이 내일이라니..ㅠ,ㅠ
비가 오면 어쩌나 어쩌나..
......가슴이 탑니다

오작교님 날씨가 쌀쌀해졌어요 감기조심하셔--유 ^*(*^,,
오작교 글쓴이 2007.11.02. 22:11
패랭낭자님.
저도 10월을 어~어~ 하다가 훌쩍 넘겼습니다.
그냥 무심히도 가버린 또 하나의 10월이지만 바쁜 덕에
가슴앓이는 하지 않고도 헤어진 것 같아요.

가을에 들녘에 나서면
세상천지가 다 아름다운 그림이 됩니다.
내일쯤에 밖에를 나갈려고 하였더니 꽉찬 계획이 용서를 하지 않는군요.
이러다가 올 가을을 진짜로 잃어버리는 것은 아닐까 걱정입니다.

좋은 가을을 넘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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