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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정기 / 삶이 내게 무엇을 묻더라도

오작교 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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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의 80퍼센트가 물들었을 때를 단풍의 절정기라고 한다. 그 어떤 좋은 것도 나를 흔들지 못할 때, 타인의 성공과 나의 평범함을 바꾸고 싶지 않을 때, 그 때를 인생의 절정기라고 정의한다.

 

 

   단풍이 사무치게 아름다우면, 꽃 피는 것이 눈물 나게 아름다우면 나이가 드는 거라는데 요즘은 가로수의 빛깔이 변해가는 것만 봐도 가슴이 뭉클하다. 단풍이란 물들어 가는 것이 아니라 멍드는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아름다움을 감각하는 것이 나이 드는 증거라면 나이를 먹는 것도, 늙어가는 것도 일종의 축복이다.

 

   첫 단풍은 산 정상으로부터 20퍼센트쯤 물들었을 때를 말한다. 산의 80퍼센트가 물드는 때, 그때를 단풍의 절정기라고 부른다. 

 

   그 어떤 좋은 것도 나를 흔들지 못할 때, 타인의 성공과 나의 평범함을 바꾸고 싶지 않을 때, 타인의 것에 쓸모없는 동경을 품지 않을 때, 그대가 인생의 절정기다.

 

   단풍은 아주 게으른 택배. 하루에 25킬로미터만 전진한다. 인생의 절정기도 단풍처럼 천천히 도착해도 좋겠다. 1년 후에 배달된다는 바닷가 소망우체국처럼 아주 늦게 배달되는 편지 같아도 좋다. 어딘가에서 실종되어 영영 도착하지 않는 것만 아니라면.

 

글 출처 : 삶이 내게 무엇을 묻더라도(김미라, 쌤앤파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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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작교 글쓴이 2021.12.02. 20:44

인생의 절정기도 단풍처럼 천천히 도착해도 좋겠다.

1년 후에 배달된다는 바닷가 소망우체국처럼 아주 늦게 배달되는 편지 같아도 좋다.

어딘가에서 실종되어 영영 도착하지 않는 것만 아니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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