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을 하고 세상으로 나아가는 건 낯선 언어를 쓰는 나라로 이민 가는 것 같다. 그 막막한 시간을 천천히 받아들이면 어느 순간 귀가 트이고 마음이 움직이는 때가 올 것이다.

 

 

   오래전, 먼 나라의 극장에서 자막 없는 영화를 본 적이 있다. 당연히 영화의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남들이 웃고 울 때 가만히 있으니 바보가 된 기분이었다. 10분쯤 지난 뒤부터는 대사를 하나하나 이해하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영화를 물끄러미 보았다. 섬세한 영화의 맛은 놓쳤을지도 모르지만 흐름은 이해가 되었다. 어떤 장면에서는 그 나라의 언어를 모르는데도 눈물이 있다. 언어를 몰라도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영화가 정말 좋은 영화가 아닐까? 가사를 몰라도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노래가 좋은 노래인 것처럼.

 

   졸업을 하고 세상으로 나아간다는 것은 낯선 언어를 쓰는 나라로 이민 가는 것과 같다. 낯선 나라의 극장에서 친절한 자막도 없이 외국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세상이 펼쳐진다는 뜻이다. 고독하고 낯선 그 상황을 가만히 받아들이면 어느 순간 귀가 트이고, 마음이 트이는 때가 올 것이다. 언어를 몰라도 가슴이 뭉클한 때가 오고, 대사를 몰라도 마음이 움직이는 순간이 그대를 찾아올 것이다.

 

 

글 출처 : 삶이 내게 무엇을 묻더라도(김미라, 쌤앤파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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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샘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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