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山)의 기도 / 이 별에 다시 올 수 있을까
단풍 빛깔이 불붙은 듯 붉은색만 있다면 가을은 그렇게 아름답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은행잎처럼 노란색만 있다 해도 가을은 그다지 아름답지 않겠지요. 불고 노랗고, 우리가 사용하는 어휘만으로는 표현이 곤란한 가을이 이토록 아름다운 것은 모든 이파리들이 색채의 조화를 이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 또한 아름다운 건 누군가와 조화를 이룰 때 아닐까요?
<연금술사>를 쓴 소설가 파울로 코엘료의 '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라는 소설 속에는 까르렐 수도회의 신부가 산을 가리키며 "산들은 기도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이미 신의 기도입니다."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단풍이 물든 산을 보면 코엘료의 말이 떠오릅니다.
신의 기도인 산.
그 기도 소리는 계절에 따라 우리에게 단풍으로, 철쭉으로, 또 신록이나 백설로 들려옵니다.
기도하지 않아도 그 자체가 이미 기도인 산.
기도란 그런 것입니다. 내 안의 힘을 불러내는 일이 기도라면, 단풍으로 물든 가을 산은 온 힘을 다해 내면의 아름다움을 불러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 아름다운 기도 소리에 빠져 세상이 온통 황홀경입니다.
글 출처 : 이 별에 다시 올 수 있을까(김재진 산문집)
어느 해, 몰입해 일을 하면서 나도 모르게
저절로 입에서 감사의 기도가 수시로 흘러나오던 때가 있었지요
그러면서 '삶이 기도'라는 선명한 알아차림을 만났습니다
존재하는 삶, 그 자체로써 기도가 될 수 있다는 것도 큰 축복의 깨달음이었습니다
무척 황홀했어요
빙긋이 드리워지는 미소 안에서
그 때 그 시절을 회상하면서 다시 한번 하늘에 감사하는 마음 전해봅니다
존재 자체로써, 이미 기도인 산 ...
덩달아 그 환희 누려 보면서
올려 주신 글을 통한 이 되새김 또한 고맙습니다
저도 가끔은 그러한 생각을 합니다.
나라는 사람을 이 세상에 보내주신 것에 대한 감사의 마음.
살아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감사하고 행복하지요.
일찍 사무실에 출근을 하여 난로에 불을 붙이고,
진한 커피 한 잔을 내려 마시는 것이 제 첫 번째의 일과입니다.
그리곤 스피커의 볼륨을 조금 높인 채 음악을 듣습니다.
누구에게도 간섭을 받지 않은 이 시간들이 제게는 참 꿈과 같은 시간입니다.
'허겁지겁'이 없어진 제 삶의 단면이랄까요?
그래서 늘 감사하고 시간시간이 축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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