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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난 별에서 3 / 달팽이가 느려도 늦지 않다

오작교 25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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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잊지 않고 기억해야 할 것은 내가 다른 이에게 준 고통과 다른 이가 내게 베푼 선행입니다.

이것을 늘 기억할 수 있다면 우리의 삶은 근본적으로 바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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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누군가를 미워하거나 비판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산꼭대기에 올라가 도시를 내려다보듯 그 사람을 바라보세요.

미워하고 있는 '나'도 미운 짓을 하는 '그'도 끊임없이 변합니다.

10년 전의 내가 이미 '내'가 아닌 것처럼 그 사람도 어제의 

그 사람이 아니니 누군가를 용서한다는 건, 변화하는 세상의 이치를 아는 것입니다.

 

 

                            led11.jpg

 

잠들기 직전의 생각이나 이미지가 내일 아침 일어날 때의 첫 생각이나 이미지가 됩니다.

마찬가지로, 숨을 거둘 때의 생각이 다음 생의 생각으로 연결되겠지요.

가끔은 의식적으로 생각의 코드를 빼 버리세요.

 

생각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우리의 생각 중 대부분은 쓸모없는 것입니다.

생각을 멈추고 현존에 집중하면 마음의 그릇된 분별이 사라지고 기쁨이 찾아옵니다.

 

 

                            led11.jpg

 

마음을 아끼고 싶은 가요?

때로 아껴 두고 싶은 것도 있습니다. 

때로 버리지 않고 싶은 것도 있지요.

그러나 마음은 아껴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마음은 마르지 않는 샘과 같아서 퍼내어도 퍼내어도 마음 속에 있는 사랑은 마르지 않습니다.

나누고 베풀면 오히려 더 채워지는 것이 마음의 샘입니다.

내 마음속 황금 연못을 아끼지 마세요.

펴내면 퍼낼수록 더 채워지는 사랑도 아끼지 마세요.

 

                            led11.jpg

 

절에 올 때마다 손녀딸을 데리고 오시던 할머니가 갑자기 돌아가셨다는 전갈을 받고 영안실로 달려갔습니다.

저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가족들이 일제히 복도로 뛰어나오며 맞이하더군요.

어려운 일을 당했을 때는 그렇게 찾아가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에게 힘이 되나 봅니다.

슬픔에 빠져 있던 어린 손녀는 기도를 마치고 돌아서는 제 가슴에 기대며 "우리 할머니 행복하고 편안하게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하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천도라는 것이 어려운 염불 안 해도 그렇게 곁에 있어 주기만 해도 되는 것이라는 사실을 크게 깨달았던 날입니다.

 

'낙엽은 우주와 같다' 라고 쓴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쓸어내면 쌓이는 낙엽같이 변화무쌍한 우주 또한 날마다 쓸지 않으면 낙엽이 쌓인 길이 됩니다.

여기서 우주란 우리의 내면을 뜻하는 말이겠지요.

우리 내면도 청소하고 쓸어 내고 정리하지 않으면 먼지가 쌓이고 더러워집니다.

 

우리 생활공간을 돌아봐도 낙엽이 쌓여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나친 장식이 아름다움의 자리를 대신 차지하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지요.

이때 지나친 장식이 바로 쓸어서 버려야 할 낙엽입니다.

낙엽이야 운치라도 있지만 비에 젖어 쓰레기가 된 낙엽은 삶을 무겁게 할 뿐입니다.

 

덜 가지면 덜 쓰게 되고, 덜 쓰면 덜 벌어도 되고 덜 복잡해지니 단순해지면 아름다움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글 출처 : 달팽이가 느려도 늦지 않다(정목스님,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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